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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격변의 시기. 상도를 지킨 두산 박승직상점

책과 함께하는 여행 <Book>/책 리뷰

by 아디오스(adios) 2013. 8. 9.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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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승직상점(,) 한국자본주의의 첫 발을 떼다.

우리나라의 가장 급변했고 불안하고 위험했던 시기가 바로 개화기에서 일제의 강탈기로 이어지는 그 시기가 아닐까 싶다.

열강의 끊임없는 침탈과 그로인해 개화의 시기가 오고 외국 문물이 물밀 듯 들어오던 시기. 일본은 끊임없이 이런저런 이유로 국정과 경제에 관여해 일본 기업과 상인, 군인이 물밀 듯 몰려오며 우리나라 상계를 완전히 뒤엎어버렸던 그 시기.

이 책은 소설이지만 두산을 세운 박승직이란 인물을 그저 찬양하기 위한 책이 아니다. 오히려 그를 시대의 흐름에서 방관하거나 혹은 자신의 상도를 지키며 꾸준히 상인의 길을 걸어간 사람으로 표현해내고 있을 뿐이다.

박승직 상점의 상권에서는 두산을 세운 박승직이란 인물이 어떻게 상인의 길에 뛰어 들었고 그가 어떤 신념으로 살아왔는지 보여주고 있었다.

나는 정말 벙어리일는지도 모른다. 아버지가 저러한 수모를 당하고 있는데도 정녕 말 한마디 하지 못하는, 지금처럼 항시 남의 이목 속에 파르르 떨고 살아야만 하는, 그저 보고도 못 본채 눈길부터 피해야 하고, 듣고도 강물에 그냥 흘려보내야 하는, 나는 정말 그런 벙어리 귀머거리 멍청이일는지도 모른다.”

  하권에서는 시대의 격변에 맞춰 그와 함께 종로 상인들의 삶을 담고 있다. 그들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일제의 억압에 항거하는 이의 모습, 일제나 외국 세력에 빌붙어 돈 벌 궁리만 하는 사람들의 모습까지 세밀하게 담아내고 있다.

오히려 하권에서부터 박승직은 오로지 상인의 정도만을 걷는 모습만 보여주는 듯하다. 친구들의 야망에 불타는 모습과는 대조되는, 또 이 책에는 나오지 않지만 힘겨운 시기를 틈타 사리사욕을 채웠던 모 기업의 모습과는 대조되는 느낌이다.

  그래서일까? 두산상회란 이름을 지으라고 자식들에게 유언을 내리는 그의 모습에서 상인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메뚜기처럼 여기에 붙었다 저기에 붙었다 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가르쳐 준 것이 아닐까 싶다.

경영이란 결국 보잘 것 없는 콩 한 알 한 알이 모아져 말이되고, 그 말이 차근차근 쌓아올려 산이 되는 것이라는 걸 알았다.”

  그래서 두산(斗山)이란 이름이 지어진 것이라고 했다.

  책의 가장 큰 장점은 흥미진진하며 흡입력 강하게 읽힌다는 점. 1,2권짜리 인물 관련 책에서 2권이 지루해 질 수도 있지만 역사적 흐름 속에 다른 상인들의 행보와 독립운동가와 정치 세력 등 상세한 근대역사가 담겨있어 지루할 틈이 없다. 물론 애틋한 사랑도 담겨있으니.

아쉬운 점은 중간 중간 이야기가 점프를 해버려서 맥이 끊기는 게 아쉽다는 점.

  이렇게 소설은 사실을 바탕으로 허구를 섞어 상황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 조금은 더 조심스럽게 담았을 터지만 이런 역사적 인물들을 담은 소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영웅이 되어도 좋고, 큰 인물로 묘사되어도 좋으니 오직 그들이 가진 신념과 그들의 정신만큼은 쉽게 우리가 배울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이제 나도 작은 상인의 길을 걸어가는 만큼, 부지런함, 정직함 그리고 신뢰라는 이름으로 작은 것부터 작은 위치에서부터 한걸음씩 걸어 가봐야겠다.

 


- 아디오스(Adios)의 책과함께하는여행 / 북플닷컴 (bookple.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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