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게 <나오키상 수상작>
어린 아이들의 성장소설. 조금은 짜증나는 듯하면서도 아이들의 마음이 이해가 가는 소설.
아이들은 답답하거나 자신이 원하는대로 되지 않을 때 종종 파괴적인 모습을 보인다. 올챙이를 터준다거나 죄없는 길고양이를 괴롭힌다거나 옆집 멍멍이에게 돌을 던지거나 지나가는 기차에 돌을 던져보거나...
가정에서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 때문에 고생하는 한 아이, 어머니에게 다른 남자가 생겼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진 한아이가 사람들 몰래 자신들만의 아지트에서 소라게를 꺼내 불에 태우며 그것을 하나의 의식으로 삼고 소원을 빌며 가슴속 응어리를 풀어가려 한다.
어느순간부터 소라게를 꺼내 태우면 자신들의 소원이 이루어지기 시작하자 급기야 말을 꺼내서는 안되는 소원까지 빌고 만다. 어린시절의 철없는 마음일수 있으나 그 아이들에게는 절실하고 반드시 이루어졌으면 하는 그런 소원이겠지만.
전체적으로 잔잔하면서도 아이들의 세밀한 감정들을 표현해주고 있다.
“몸 전체가 심장이 되어 두근두근 고동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고동에 맞추어 눈앞에 펼쳐지는 한낮 풍경이 깜박거린다.
아무것도 잘되지 않는다. 아무 것도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
자신만이 뒤처진다.
밝은 풍경이 저 멀리까지 펼쳐져 있는데도,
신이치는 그것이 자신과 전혀 관계없다는 생각이 들어 견딜수가 없었다.
이렇게 싫은데도 이렇게 숨이 막히는데도,
낯빛 하나 바꾸지 않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세계...”
친구를 질투하고 시기하는 마음, 엄마의 원수라는 생각으로 분노를 가진 아이의 마음,
한가지 아쉬운 것은 아이들의 그런 마음들을 표현해 냄에 있어 이것저것 그럴싸한 사물을 집어넣고 너무 빙빙 돌려만든다는 느낌이 적지 않다. 읽는동안 뭐 그렇군, 어릴때는 저럴수 있지, 하면서도 너무 무엇인가 그럴싸한 표현에 빚대어 문장을 만들어내는 느낌이 들어 질질 끈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초반에는 강한 흡입력으로 무엇인가 사람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아이들의 행동에서 강렬한 무언가를 기대하고 이후의 이야기를 궁금하게 하는 부분은 있지만, 이후로 갈 수록 오히려 그런 부분이 흥미를 떨어트리게 하는 듯.
달과 게 - 미치오 슈스케 지음, 김은모 옮김/북폴리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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