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우리나라 여행기~ 올려봅니다. 그것도 지난 3월 24일. 전날 강릉에 폭설이 내렸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고 찾아간 강릉 연곡해수욕장.
자 지난 3월의 이야기를 이제야 풀어봅니다. 그래도 강릉 여행가시는 분들을 위해 혹은 일출보러 정동진을 고집하는 분들을 위해 한번 올려봅니다. 타이밍만 잘 맞추면 연곡에서도 일출을 보실 수 있어요 ㅋㅋ
지난 3월 굿네이버스 좋은이웃 블로거 4기 발대식을 마치고 그날 밤차로 강릉행 열차에 몸을 실었습니다. 굿네이버스 좋은이웃 블로거들이 서울도 이렇게 추운데 그리 얇게 입고 강릉가면 얼어죽는다고 걱정해주더군요. 그래서 청량리역에서 긴팔티 하나 사입고, 장갑도 하나 사서 강릉행 열차에 얹혀봅니다.
1시간여 탔으려나 너무 춥더군요... 덜덜덜 떨며.. 고개를 드니 이곳저곳에서 웅성거리며 고개들고 벌벌 떨고있는 남녀들이 보입니다. '나만 추운게 아니었구나. 진짜 강원도로 가는구나..히터틀었는데 이렇게 추우니 걱정인데'
조금뒤 역무원이 와서 히터 고장으로 다른칸으로 옮기셔야 합니다~ 라고 외치는 소리에... '제길 고장이었군. 괜히 벌벌 떨고있었네' 싶더군요.
정동진 역이 다가올 무렵부터 눈이 가득 쌓여있더군요. 그리고 정동진에 대부분의 커플들이 하차하고... 강릉행 열차에는 저랑 몇몇 외로운 영혼들만 남아서 열심히 졸고있었습니다.
겨울. 정동진에 내리면 2시간여 기다려야 하기에 비싼 카페에서 커피마시거나 덜덜 떨기보다는 연곡해수욕장으로 무작정 달려가서 해뜨는거 보자!! 싶더군요.
10년만에 찾은 강릉역. 10년만에 강릉땅을 밟아봅니다. 강릉이란 곳은 제겐 참 아름답지만 고생도 심하게 한, 삶과 죽음의 경계도 겪어봐야 했던 그런 곳이기도 하죠.
연곡(주문진행) 버스 첫차 시간이 30여분 남아 근처 국밥집에 가서 선지국밥 시켜먹는데.. 우웩 토나올뻔.. ㅋㅋ
괜히 먹고 속달래다 첫버스 놓치고 10여분 뒤에야 겨우 버스를 탔습니다. 여기서 10분의 차이에.. 왠지 해뜨는거 놓치지 않을까 싶더군요.
그리고 버스기다리는데 한 노부부께서 주문진 가는 버스 물으시기에 같은 버스 타면 된다고 어떻게 오셨냐고 여쭤보니 데이트하러 눈구경할려구 왔다고 하십니다. 다정은 해 보이지만 꼬박꼬박 매너있게 존대말 하시는 어르신 보니 두분 노년의 로맨스가 아닐까 싶더군요.
참 보기좋습니다.. ㅎㅎ 저는 연곡 근처에서 내리고 (예상외로 꽤 먼거리에서 내려야 하더군요 ^^;;;) 가다가 웅덩이에 빠져서 물좀 닦아내고 하다보니.. 또 시간이 훌쩍...
결국 걷다가... 저 멀리 떠오르는 태양을 마주하고 마네요 TT 아.... 10분+10분의 그 시간만 아꼈어도 10년만에 동해바다의 찬란한 태양을 만나는건데 TT
그래도 물보라가 가득하고 해무가 살짝 껴서 제대로 된 일출을 보긴 어려웠을거란 생각을하며 이미 떠오른 태양을 보며 외쳐봅니다. "마~ 10년뒤 여기 온다는 약속 지켰데이"
ㅎㅎ 가만히 바닷가에 쪼그리구 앉아 10년을 돌아보지만 어째 10년전 이곳에서 다짐했던 계획들, 목표를 제대로 이루어낸게 없다는 생각에 스스로에게 많이 부끄러워집니다.
저 푸르른 바다와 칠흙같이 어두운 해변에서 찰랑이는 파도소리를 들으며 수없이 각오하고 다짐했던 것들.
10년동안 많이 이루어낸게 없기에 또 계획만 열심히 세우고 말았네요. 또 다른 10년 뒤에는 절대 지금의 10년처럼 보내지 않을거라고....
연곡해변을 뒤로하고 두번째 추억의 장소인 영진항으로 이동해봅니다. 영진항근처에는 우리나라 커피장인 박이추선생님의 보헤미안이 있기에 보헤미안 오픈 시간에 맞춰 부지런히 걸어봅니다.
강릉에서의 첫날....
강릉행 기차에서 졸다가 강릉에 거의 도착해서야 부리나케 눈을 뜨고 두리번 거리다 근처 자리에서 나처럼 졸고있던 이 열차안의 나말고 유일한 사람. '강릉, 곧 강릉역에 도착합니다. 잊으신 물건......" 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침닦으며 부스스한 모습으로 깨어난 그 아가씨.
오랜만에 찾은 강릉이라 반가운 마음에 '즐거운 여행되세요'라고 인사라도 할랬더니 추워서 후드까지 둘러쓴 내모습에 화들짝 놀라 기차안에 자기랑 나밖에 없는 걸 깨닫고는 도망치듯 기차를 빠져나가는모습이 참....
강릉은 이렇게 날 반겨주구나 싶던 강릉의 첫 날입니다 ㅋㅋ
강릉 여행기 두번째는 영진항과 보헤미안으로, 세번째는 1박2일에도 나왔던 선교장의 아름다운 모습, 네번째는 생각보다 대 실망이었던 강릉 커피거리를 담아보겠습니다. 후딱후딱 올릴게요. 북카페 두잇의 테라스에 앉아 밀린 여행기 작성중입니다. ^^
- 아디오스(Adios)의 책과함께하는여행 / 북플닷컴 (bookple.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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