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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먹먹해지는 역사소설. 태양의 그늘

책과 함께하는 여행 <Book>/책 리뷰

by 아디오스(adios) 2016. 7. 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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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가슴이 먹먹해지는 역사소설. 태양의 그늘2

담담한 소설 하나가 가슴을 쿵 하고 때려준다. 아프다, 먹먹하다, 억울하다 그게 우리네 민중의 삶이었구나 하며 가슴이 더 미어진다.

지금도 어느 누군가는 나라, 정부라는 이름으로 우리에게 무언가 희생과 알 권리마저 묵살 당하고 사는 모습들. 그 모습들이 어찌 전쟁통의 우리 역사의 모습과 다를바 없는 걸까.

1권에서 한 남자가 찍은 사진 한 장. 그 사진으로 상을 받지만, 선전용 포스터의 표지로 사용 되면서 사상범으로 몰려 억울한 죽음을 당하게 된다. 재판도 없이 그렇게 죽임을 당하지만 총알이 빗겨가 죽음을 면하고 숨어 지내게 된다.

그리고 그의 가족들은 연좌제라는 명목으로 감시당하고, 살아있을 수도 있다는 의혹에 계속 감시당하고, 또 역사적 비극의 하나인 전쟁이 발생한다. 그의 아내는 인민군에게 강제로 가족이 협박을 당해 여성위원회 간부가 된다. 그것마저 가족들이 인질로 잡혀 어쩔 수 없는 선전 도구로 자신을 희생할 수밖에 없었다.

동생은 보도연맹 활동가란 명목으로 수배당하고, 아내는 빨갱이로 그리고 이름 모를 수많은 사람들이 이유없이 끌려가

고문받거나 소리없이 사라져버렸다.

2권에서는 사라진 남편의 이야기보다, 남아있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대화체와 상황설명을 곁들여 잘 보여주고 있다. 평범한 한 가정이 전쟁으로 인해 그리고 사상범이니 빨갱이니 하는 죄목으로 하나둘 희생을 강요 당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우리나라가 근대식 법을 만든것도 처음이고 이처럼 잔혹한 전쟁도 처음이다 보니까, 만들어진 법이나 이를 집행하는 정부나 오류가 많은것은 분명합니다. 게다가 전쟁통이다보니 모든 일이 시간 다툼이고 뒤돌아볼 여유도 없는 실정입니다."

p.141

자식이 재판도 없이 보도연맹 활동가라는 명목으로 잡혀가 야산에서 총살당했는데, 그것도 제대로 된 이야기도 들어보지 않고 무작위로 끌고가 죽이고 보는 상황에서 경찰 서장이라는 자가 죽은이의 아버지에게 전하는 말이었다.

시대가 그렇게 만든것이라는 핑계.

책의 말미에 한 경찰이 자기 어머니에게 묻는다.

 "어머니 지가 사람을 지키는 경찰이었으면 좋겠습니까? 법을 지키는 경찰이었으면 좋겠습니까"

"니는 법한티 제사 지내는 인간도 봤냐아? 법이란 것이 사람을 지키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지 저 위하라고 만들어진거란디? 당연히 사람지키는 경찰이 돼야지."  p385

그러나 어딜가나 나라와 국민, 이웃이 아닌 자기 혼자 살고자 하는 인간은 있다. 진실을 묻어버리고, 죄만 부각시켜 자신의 성과를 높이려는 인간. 우경석이라는 특무대원. 그를 향해 한 여자는 울부짖는다.

"당신같이 호가호위허면서 국민을 못죽여 안달인 사람들이 버젓이 출세하면서 살아가는 이런 나라에서 살기 싫어졌다거나, 죽을 각오가 되어 있다는 말이나, 귀신이 되어 복수를 허겄다는 말이나, 다 그게 그거지요. 그러니, 자 어서 나도 공산당 수괴나 내란죄로 몰아 처형시키시지요."  p.169

죽음 앞에서도 당당하게 외치는 한 여자. 정채봉. 

그런 그녀를 며느리로 둔 상백이라는 어르신. 아들 셋이 전쟁통에 억울하게 죽음을 당했고, 며느리마저 폐병을 얻어 죽기 직전인. 자식을 몰래 숨겨주던 친구가, 자식이 잡혀가자 미안해서 집과 자신의 몸에 휘발유를 부어 죽음으로서 친구에게 미안함을 전했던 절친.

 

누군가는 고발하고, 누군가는 숨겨주고, 누군가는 진실을 밝히려 외치고, 누군가는 자신의 죽음으로 사람들을 깨우치려고 스스로를 죽음으로 몰아가는 사람도 등장한다.

"애비를 죽인 것은 이 나라나 정부가 아니라, 주어진 권한을 나쁘게 남용한 어느 범죄자의 짓이다. 그 또한 이 할애비 시대의 일인 만큼, 마음으로든 무엇으로든 내가 내 손으로 거두어갈 터이니, 너희들은 그저 형제간에 우애를 다지면서 구김살 없게 살아주기 바라다." - p 337

무엇이 그렇게 사람들을 잔혹하게 만들었던 것일까? 무엇이 진실인지 알지 못하는 시대. 가슴 아픈 시대에 한 부부의 사랑과 그 부부의 가족들의 이야기로 가슴아픈 역사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보여준다.

책을 덮으며 눈물이 한방울 떨어졌다. 오래전 누군가로부터 이와 비슷한 이야기들을 들었다. 소설이 아닌 실제 이야기들을. 그때도 가슴이 먹먹했다. 살기 위해, 가족은 살려야 했기 때문에 자기를 희생해야 했던 사람들.

"애국이라는 것은 자기 자신아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

담담하지만, 잘 읽힌다. 긴장감이 팽팽한 소설은 아니지만, 현란한 문장으로 포장하지도 않았기에 더 그 시대적 아픔을 절실하게 보여준다.

한번 읽어보라고 말하고싶은 역사소설이다. "태양의그늘" 소설추천도서.

[책과 함께하는 여행 /책 리뷰] - 재미있는 소설책 태양의 그늘. '그늘진 삶의 흔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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