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시험에 어렵게 합격해 다니던 한 친구가 ‘짜증나고 더러워서 그만뒀다’는 말을 했다. 윗사람들은 자리만 지킬 뿐 일은 모두 밑에 사람들에게 던져주고 짜증나는 일시키고 기분 나쁘게 한다는 것이었다. 요즘같이 공무원 되기 힘든 시기에 오죽 힘들고 짜증이 났으면 그 좋은 자리를 박차고 나왔을까? 배부른 소리하네 하며 웃어 넘겼지만 젊은 공무원들 대부분이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었다. 무기력하고 무의미한 하루업무에 보람을 잃고 사는 건 아닌지..
그런데 이런 관료주의와 꽉 막힌 사람들이 뭉쳐있는 공무원 집단을 S그룹 사원들처럼 창의적이고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공무원으로 바꾼 군수가 있다는 소식에 궁금함이 생겼다. 쉽지 않을 텐데, 공무원도 바뀔 수 있을까? 하는 생각으로 책을 펼쳐 들었다.
기대를 안고 책의 초반에 있는 추천사를 읽는 순간 “당신도 정치판에 뛰어들려고 준비 중입니까?”란 불쾌감이 느껴졌다. 다른 책들보다 찬사로 도배된 추천사가 배 이상으로 나왔기 때문이다. 행정 관료로서 해야 할 혁신을 이룬 사람이 이런 칭찬일색으로 도배된 글을 시작페이지에 넣는 것이 옳을까? 타인의 손을 빌어 나를 자랑하는 게 도가 지나치단 느낌이 들었다. 그것도 스스로의 자서전 같은 책에서 ..
책 디자인은 해당출판사에 저작권이있습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읽어 내려가는 동안 조금씩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 ‘아, 왜 그런 찬사를 받아야 했고 왜 대단한 사람인지 이해가 되었다.’ 저자가 군수로 재직 하던 시기는 지방화 시대가 시작되기 직전부터 지방자치 시대의 도입이 이루어지던 시기였다. 수많은 지방 자치단체들이 자유롭게 투자와 방향성을 잡아갔지만 아직도 관료주의와 자신의 일이 아니면 나 몰라 라 하던 풍토가 어디에건 자리 잡고 있을 때였다.
“리더로서 갖추어야 할 것은 행동양식이다. ‘무엇이 확실한 것인지 아는 것’이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이 아니라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아는 것’이 진정한 리더십이다”- 피터 드러커
가장 먼저 변화의 필요성을 느껴 색깔 있는 패션 행정을 제안하고 아이디어를 내놓는 창의정인 인재로 변화시키려 노력했다. 무엇보다 행정의 중심을 관료주의에 젖어 군민들에게 목에 힘주며 대하던 태도에서 군민 우선주의로 바꾸어 ‘홍길동 장례도우미’와 같이 군민의 어려움에 먼저 나서서 도움을 주는 기업형 서비스 정신을 공무원에게 접목시켜 지역 주민의 호응도 얻을 수 있었다.
쓸레기 매립장문제는 어떤 지역단체건 쉽게 해결되지 않는 주민과 정부기관 지역 관청의 큰 골칫거리다. 하지만 그의 소신있는 리더십을 보아왔던 주민들은 주민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설득하는 군수의 말을 믿었고 군수는 약속을 지켜 주민과 관청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를 얻어내었다. 유명 인사들을 초청해 지역 주민과 공무원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고 스스로 생각하고 넓은 시야를 가지게 만들어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은 하루 이틀을 위한 준비가 아닌 10년 20년 후의 지방행정을 내다본 미래 청사진인 것이다. 국내최초란 수식이 한 두 개가 아니다. 공무원 실명제로 부패를 청산하고, 1일 군수체험으로 깨끗한 행정을 보장하고, 상징을 이용한 사업 활동 시작, 업체들이 일하기 편한 고장 만들기 등 하루 이틀 만에 바뀌지 않을 공무원들을 가슴속에는 뿌듯함을 가지고 스스로 나서서 변화를 주도하게 만들었으니 대단한 사람이 아닐 수 없다.
“설거지를 많이 하는 사람이 그릇도 많이 깨는 법입니다. 일을 많이 하고 과감하게 하면 할수록 실수도 많은 법입니다. 설거지를 안 하는 사람은 그릇 깰 일도 없습니다. 기죽지 말고 실수를 거울삼아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 주십시오”
변화를 유도하며 스스로 일선에 나서 솔선수범하는 모습, 오래된 관료주의를 타파하며 당근과 채찍을 섞어 공무원 한 사람 한 사람이 장성컴퍼니의 직원으로 만든 리더십은 타 지역에서 분명 본받아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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