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머무는 곳, 히말라야
전수일 감독의 신작, 3년만에 영화로 컴백한 최민식의 복귀작.
영상 속의 히말라야 고원의 풍경과... 영화 내내 들려오는 바람소리는 영화보는 동안 머리를 아프게했다. 마치 최가 고산병으로 숨을 헐떡이며 죽을 고비를 넘기듯 나 또한 영화 보는 내내 아픈 머리를 붙잡고 씨름을 해야했다.
한 불법 체류노동자의 유골을 가지고 찾아간 네팔의 히말라야 자락에 위치한 작은 마을.. 한국에서 회사에서 쫓겨나고 미국에 아이들과 아내를 보낸 가장, 회사에서 쫓겨나 무작정 어디론가 떠나고픈 마음에 한 남자의 유골을 가지고 떠난 히말라야.
산을 오르며 거친 숨을 쉬고, 비틀거리며 겨우겨우 잠시 쉬는 그곳,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벌판에서 담배 한 까치만이 유일한 위로가 되는 곳, 왠지 한 가장으로서 그리고 직장에서 열정을 다 바친 그의 삶이 얼마나 치열하고 외로웠는지 보는것만 같았다.
자식, 아버지, 남편의 소식이 궁금해 최가 일어나기만 기다리며 앉아서 최를 지켜보는 가족들, 그 순수한 모습에 웃음이 나왔다. 차마 그렇게 기대하는 자의 죽음 소식을 전하지 못해 거짓말하는 최.
영화가 흘러 갈수록 그 가족의 문제보다 최 자신의 문제로 그리고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보여진다. 히말라야.. 저 너머 불어오는 바람은 생의 업을 모두 씻어준다는데.. 하산하는길 최의 미소에는 고민도, 서러움도 없어보였다.
영화가 참, 어렵고 대화도 많이 나오지 않기에 히말라야의 아름다운 모습에 넋이 나가 쳐다보고 있었다. 고산병으로 고생해 하루 500미터 이하로 올라가며 적응훈련을 햇다는 스텝들,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막히고 힘들기에 자연스럽게 힘들게 산을 오르는 모습을 촬영할 수 있었다는 감독님.
영화를 보기 전에 꼭 네팔의 문화, 티벳 종교에 대한 지식을 쌓고 가자. 그리고 최가 걷는 그 길, 자신의 삶과 비교해 보며 해답을 찾는 길을 떠나보자.
영화 상여이 끝나고 GV도 끝나고 마지막 즈음 나가니 감독님께서 앞에서 사람들에게 싸인을 해 주고 계셔서 가져갔던 책에 받아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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