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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김홍희, 사투리가 녹아있는 그의 사진이야기...

책과 함께하는 여행 <Book>/책 리뷰

by 아디오스(adios) 2009. 5. 25.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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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진이다. 김홍희의 사진 노트

TV를 켜고 안테나를 이리저리 옮겨가며 겨우 최상의 화질을 맞춘다. 화면이 깨끗해 지는동안 TV속에서는 정겨운 부산 사투리가 들려온다. '누굴까? 구수한 사투리가 정겨운 이사람이...' '오늘은 어디로 떠나서 포근한 한국의 사투리를 세계에 퍼뜨리고 계신걸까? '

사진작가 김홍희의 볼리비아 방랑기. 죽음의 계곡을 돌고돌고 위험천만하게 갈 때도 김홍희의 표정은 담담했다. 그리고 무사히 그곳을 빠져나왔을 때 한마디 한다. "시껍했다" 정겨운 목소리와 털털함이 묻어나온 세계테마기행. 영상 속에 잠시 스치듯 나오는 김홍희의 작품들을 보면 사진 속의 색들이 살아있다는 느낌이 든다. 밝은 색은 더욱 밝고 세밀하고 어두운색은 그 밝음에 묻혀 분위기가 신기하게 느껴졌다.

세계테마기행을 보다 책장속에 오래도록 묵혀놓은 사진작가 김홍희의 사진노트 <나는 사진이다>를 꺼내 읽어봤다.

책 디자인은 해당출판사에 저작권이있습니다.


"들숨과 날숨이 교차하는 경계는 무엇입니까?"

부처님께 김홍희가 묻고 싶다는 질문이다. '들숨이 삶이고 날숨이 죽음이라면 더이상 들이쉴 수도 숨을 멈출수도 없는 그것이 무엇인지' 궁금하단다. 그래서 사진가는 들숨과 날 숨 사이인 삶과 죽음의 교차 그 무중력에서 셔트를 누르는 것이라고 말한다. 

 마치 총을 쏠 때 흔들림 없는 상황에서 쏘듯 사진가는 카메라라는 총을 쏘기 위해 숨과 숨의 경계에서 혼을 테우며 셔트를 누르는 것이리라.

* 김홍희가 말하는 사진가란?

첫째. 사진가는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는 모험심과 호기심이 가득한 인간'이다.
둘째. 사진가는 '직관을 통해 본질의 의미를 카메라에 담아내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셋째. 사진가는 '이성의 힘을 발휘해서 지극히 상식적이며 보편적인 커뮤니케이션의 통로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한다.


책 디자인은 해당출판사에 저작권이있습니다.


"사진을 읽을 줄만 알면 사진 공부는 끝이다. 읽을 줄만 알면 쓰는것은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김홍희는 한 노 사진작가의 말을 통해 '사진을 읽는 다는 것은 그 사진의 의도를 가늠하는 일이고, 그 의도를 통해 작가와 교감할 수 있는 뜻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포토에세이를 볼 때면 작가가 전달하는 메시지의 글과 사진이 묘하게 잘 어울려 가슴에 와 닿는 경험이 있다. 그럴때 우리는 사진을 통해 작가의 의도를 보다 쉽게 이해하고 작가와 함께 같은 것을 바라보며 생각하고 공감하는 것이리라.

로버트 카파의 <그때 카파의 손은 떨리고있었다>에서 전쟁의 실상을 파헤치기 위해 종군 사진기자로 참전해 불에 타는 전투기들을 찍고, 죽은 파일럿의 사진을 담을 때 그는 깊이 고뇌했다고 한다. '과연 이일이 옳은지, 저들의 죽음을 담아 보여주는 것이 정말 내가 해야 할 일인지.. ' 김홍희도 마지막부분에서 사진작가의 고뇌에 대해 고민하고 또 고민한 흔적을 남겼다.

"가장 사랑하는 딸이, '아빠는 남의 가난을 팔아 유명해진 사람이에요'라고 말했을 때 가장 가슴 아팠다."
                                                                                                                                - 사진작가 최민식

'사진은 사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사진은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는 말로 시작해 사진 작가의 신념에 대해 그리고 무엇이 옳은지 고민하는 말들을 남겼다. 일본에서 선로에 떨어진 사람을 구하다 사망한 고 이수현씨, 그리고 그의 곁에있다 함께 선로로 뛰어들었던 사진작가 세키네씨의 사례를 통해 이야기한다.

"눈앞에 한 사람이 죽어가고 있고 당신은 그를 구할 수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사진을 찍는 것이 더 많은 사람을 구하는 일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는 명분으로 눈앞에 죽어가는 사람을 구하지 않고 셔터를 끊을 수 있겠는가?"


사진출처: 유목민 PD http://blog.naver.com/tack27/


부모들의 싸움이 아이들싸움까지 번져 학교에서 이웃집 아이에게 몸과 마음까지 상처받은 볼리비아의 한 아이. 김홍희는 이 아이의 사진과 엄마와 함께한 사진을 찍어 인화해 액자로 선물해주었다. 수줍은듯 하면서도 호기심 어린 저 눈빛을 가진 아이의 사진을 통해 무엇을 느낄 수 있는가? 김홍희가 볼리비아에서 돌아올 때 수줍게 미소지으며 자신의 사진을 보며 좋아하던 아이의 얼굴이 떠오른다.

아이를 위해 한마디 격려라도 해 달라는 방송용 멘트를 요구하는 PD의 말에

"무슨 말로 한다꼬 위로가 될 끼고." 라고 했다고 한다. ( EBS 세계테마기행 <사진작가 김홍희의 볼리비아 방랑> 뒷이야기2 중에서) 방송에서 식사를 마치고 아이에게 "남자는... "이라며 구수한 사투리로 엄마도 잘 모셔야 하고 사내 대장부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김홍희의 말은 아이에게 가슴 뭉클한 따스함으로 다가갔으리라.
그리고 그가 선물해 준  한장의 사진은 훈훈한 정과 따스한 사랑을 전하는 커뮤니케이션의 도구가 되었을 것이다....  

 "그대에게 진정으로 부탁하고 싶다.
지금 당장 연필과 종이를 꺼내어 당신이 이 사진을 찍었다면
어떤 심정으로 찍었을 지 자신의 감정을 이입해서 써보라.
당신과 함께 사진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진심어린 부탁을 하겠다." 


나는 사진이다 - 10점
김홍희 글.사진/다빈치

[영화/음악/미술] - EBS 세계테마 기행- 너무나 유쾌한 여행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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