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프롤로그를 읽는 즉시 인터넷을 뒤져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벽화를 찾았다. 책속 사진보다 훨씬 웅장하고 화려해 보이는 그림이 전면과 천장을 가득 채우고 있는 모습에 무척이나 놀랐다.
이 그림을 전부 혼자서 다 했단 말인가? 그것도 바닥에서 그림을 그려 천장에 올린 게 아니라 저 높은 천장에 고개 들고 그림을 전부 그렸다는 게 도무지 믿겨지지가 않는다. 천재는 다른가보다.
“내가 우쭐하며 즐겼던 세상 사람들의 부질없는 칭찬만큼이나 그 질투도 두렵다. 나는 아무도 걷지 않았던 길을 향해 홀로 걷는다.” - 미켈란젤로의 소네트 중
나 같은 미켈란젤로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을 위해 앞부분에 미켈란젤로의 예술가로서의 발자취를 설명해줬다. 그 속에 책의 핵심인 그의 해부학과의 인연이 담겨져 있다. 아픈 몸을 이끌고 무리를 해서까지 사체 해부를 통해 인체를 묘사해 냈던 미켈란젤로. 자료를 전부 불태워버려 남은 게 별로 없기에 아쉽다. 책속 그림들의 세밀함에 또 한 번 놀랬다. 피부의 심줄, 혈관까지 자세히 나와 있는 그 그림. 그래서일까 미켈란젤로의 조각과 그림의 주인공들의 근육과 핏줄까지 너무나 생동감 있다.
염소 뿔을 달고 있는 모세의 조각상에는 손의 핏줄까지 세밀하고 표정과 옷의 주름까지 생생하게 표현해 냈다.
“시스티나 성당 천장에 그려진 인물들은 각기 고립되어 있다. 각 장면들 간의 연계성이 부족하다”며 그 화려하고 장엄한 벽화가 어떤 연계성이 있는지 아무도 밝혀내질 못했다고 한다. 그 속에서 저자는 인체 해부학적 관점에서 미켈란젤로의 의도를 풀어나간다.
그림 속 주인공들의 시선과 가리킴, 행동을 통해 신체의 부위를 연상시키고 그림 속에 그 부위의 모습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심장에서 척추 뼈, 귀 연골, 생식기까지 그림 속 인물들과 소품으로 인체 곳곳의 모습을 묘사해 낸 것이다.
창세기의 과정을 그린 벽화 속에 신체부위를 넣고 그림속 주인공들로 그 부위를 연상하게 만드는 세 가지를 한꺼번에 담은 그림을 천장 가득 그려낸 그의 천재성에 감탄하고야 말았다.
대단하다. 조각, 회화, 의학에 이어 시까지.. 천재는 그 능력을 감추려 해도 감출 수 없는 것인가? 주머니속의 송곳은 튀어나오기 마련이라는..말처럼 그의 천재적 능력은 곳곳에서 발견되는 것이다. 그렇기에 주변에서 미켈란젤로를 가만히 두지 않고 조각에 건축에 그림까지 부려먹은 게 아닐까 싶다.
“나는 조각이야 말로 회화의 길을 밝혀주는 등대라는 생각을 한시도 버린 적이 없었습니다.... 나는 생각을 바꿨습니다. 화가라고 회화에 비해 조각을 더 못하는 것도 아니며, 조각가역시 조각만큼이나 회화도 잘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시스티나 천장벽화를 보면 목이 아파 10분 이상 쳐다보질 못한다고 한다. 그런 그림 속에 담겨진 미켈란젤로의 숨은 의도를 이 책은 하나씩 밝혀내고 있다. 천장 벽화를 사진으로 자세히 볼 수 있으며 숨겨진 인체해부그림도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왜 미켈란젤로는 그림 속에 인체 해부도를 넣었을까? 신에 대한 도전일까? 저자의 추측처럼 자신의 병이 무엇인지 알기에 그려 넣은 걸까?
“조각은 물질을 제거함으로써 예술가의 머릿속에 착안된 관념과 구상을 대리석 내부로부터 자유롭게 해방시키는 예술” 출처: 해당출판사
미켈 란젤로 미술의 비밀 - 마르셀로 G.지 올리베이라 외 지음, 유영석 옮김/문학수첩북앳북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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