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평화이야기 - 종교를 초월한 담론 틱낫한,베리건신부

책과 함께하는 여행 <Book>/책 리뷰

by 아디오스(adios) 2008. 7. 24. 18:21

본문

728x90
반응형



20여 년 전, 베트남 전쟁으로 마지막 공산과 민주진영의 전쟁이 끝이 났다. 하지만 그 전쟁의 상처 속에 수많은 젊은이와 전쟁과 관련 없는 사람들이 고통받아야했다.
 
 어느 한쪽에서는 수 백 년 간 지속되어온 종교전쟁이 계속 치러지고 있었고, 아시아에서도 전쟁의 상처와 경제 불황속에 힘겨움에 허덕이던 시기다.

 그 시기에 어느 종교단체보다 앞장서 전쟁을 반대하고 사람들을 하나로 뭉쳐 어려움을 이겨내도록 노력한 두 사람이 있으니 베리건 신부와 틱낫한 스님이다.


 죽음이라는 극단적이고 두려운 말에 대해 예수께서 “나는 아버지께 갈 것이다” “나는 이 세상을 벗어나 아버지께 갈 것이다”라고 표현했으며 불교에서는 “그대가 죽기 전에는 죽은 것이 아니다. 그대가 살아 있는 동안에는 죽음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대가 죽은 뒤에도 역시 죽음은 존재하지 않는다. 고로 죽기 전에도 죽은 뒤에도 죽음은 존재하지 않는다.”라고 표현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책 디자인은 해당출판사에 저작권이있습니다.

이처럼 죽음에 대해 양 종교에서 말하는 의미로 두 사람은 해석해서 이야기 한다. “우리는 삶을 추구한다고 하면서 도처에 죽음을 흩뿌립니다. 더 나은 삶을 주장하는 이들의 마음속에서 전쟁은 지속적인 과업, 더 없이 소중한 과제가 되어버렸습니다”

 바로 이 말에서 전 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크고 작은 전쟁이 더 나은 삶을 외치면서 죽음을 흩뿌린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물을 얻기 위한 전쟁, 기름을 쟁취하기 위해 생화학 무기를 가졌다는 포장으로 전쟁을 일으키는 우리의 욕심이 죽음을 반복해서 이끌어 낸다는 질책으로 들려온다.


 두 사람의 대화를 읽다보면 두 선지자가 마치 내 앞에 앉아 주제를 두고 차 한 잔 하며 담화를 나누는 느낌이다. 내용도 어렵지 않다. 죽음이란? 에메모호한 철학적 주제를 주고 철학자들이 외치듯 두 사람도 종교적인 관점과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한다. ‘세계 전역을 휩쓸고 있는 피의 파도’를 이야기하며 아랍의 종교적인 분쟁, 베트남 전쟁의 공허한 행동들에 대해 논한다.


 특정 종교가 없기에 어떤 관점에서 두 사람이 말하건 객관적인 위치에서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다. 한때 우리나라에서도 종교인의 타락과 정치권과의 연계가 문제되었듯이 책 속에서도 종교인의 정치참여와 세상일에 너무 많은 관섭을 하는데 대한 서로간의 견해도 나왔다. 무엇보다 틱낫한 스님이 중심이 되어 만든 출판사 이야기와 서민들의 돈으로 만든 대학 부분에서 깊은 감동을 받았다. 대학 후원금의 90%가 가난한 사람들의 힘든 하루 생활비에서 조금씩 나온다는 부분에서 자신만의 이득을 위해 사는 인간의 이기적 욕심보다 나의 자식도 가난하기에 공부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인 대학이 무너지지 않게 선뜻 내놓는 그들의 마음이 공동체 정신이 아닐까 싶다.


 “공동체들은 상상력과 정신적인 교류, 영혼, 타인에 대한 배려, 지구력, 함께 행동하고 함께 살 수 있는 용기가 부족해서 실패합니다.” 최근 들어 개신교와 불교 혹은 기독교 신도들과 스님들이 만나 국경일을 축하하고 어려운 일에는 다 같이 발 벗고 나서 힘을 모으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이런 모습들이 바로 탁닛한 스님과 베리건 신부가 말하는 공동체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 아닐까?


 하지만 안타깝게도 20여 년 전의 대화라서 그런지 너무 종교적인 이념과 추상적인 내용들의 대화라 조금은 거리감이 느껴진다. 두 종교 중 하나라도 믿고 있다면 그 입장에서 이해하고 싶지만 어떤 종교도 믿지 않기에 그들이 말하는 종교적 관점들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의문이 든다. 이라크 전쟁에 대한 이슬람 문화권의 성전에 대한 시각, 아랍권에 대한 종교인들의 선교활동, 종교인들의 탈세문제, 종교를 통한 화합과 정신적인 치유를 위한 공동의 노력 방안 등 이제는 베리건 신부와 틱낫한 스님이 아닌  그 분들만큼 훌륭하신 또 다른 종교인들이 나서 새로운 시대에 맞는 종교와 평화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 책은 한번 읽고 던져버릴 책이 아니라 책장에 두고 시간이 지날 때 한번 씩 다시 읽어봐야 할 책 일 것 같다. 진정한 평화가 무엇인지 이해할 때까지 계속 읽어봐야 할 것 같다.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