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은 해당출판사에게 있습니다.
부산을 1년에 한번 가볼 기회조차 없는 시골마을에서, 오직 TV 중계로 롯데 선수들의 경기를 보며 롯데화이팅을 외치던 시절이 있었다. 동네 아이들과 테니스공과 나무막대로 야구 글러브 하나 없이, 어설프게 야구 경기를 치루며 나는 공필성, 너는 누구 이름까지 정해 함께 야구를 즐겼던 추억이 있다.
어째 지금은 롯데의 홈구장이자 종교로 칭송되는 한국 야구의 중심지 부산에 살고 있는데 어릴 때보다 야구에 대한 관심이 팍 줄어버렸다. 그런데 한때 야구계를 주름잡던 한 스포츠인이 직접 한국 야구계의 현실을 돌아보며 야구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책을 썼다 길래 주저 없이 책을 선택했다.
무엇보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선수의 목소리라는 것이다. 마해영은 말한다. 그동안 한국 야구가 엄청난 발전과 실력 향상이 있었지만 그 속에 가장 큰 희생양은 바로 선수들이라는 것. 한국 야구계의 발전을 위해 그는 그동안 야구선수로서의 생활경험을 바탕으로 야구를 사랑하는 관중들이 궁금해 할 야구의 뒷 이야기 그리고 한국 야구의 문제와 한번쯤 걸고 넘어가야 할 부분들을 주저없이 뱉어내고 있다. 아니 오히려 조금 더 강하게 뱉어내고 꼬집고 확 뒤집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더 들었다.
"야구란 것은 하면할수록 완벽해지는 게 아니라 갈수록 첩첩산중이야. 야구는 정도라는 것도 없고, 지름길도 없고, 완벽한 고수란 더더욱 없어. 참 희한한 직업이야. 다른 직업도 그럴까?"
야구 경기장 훈련 구장의 부족으로 전지훈련을 떠날 수 밖에 없는 현실, 언론, 팬들이 바라보는 선수들을 바보라 생각하며 무시하듯 대하는 태도, 야구선수가 밤일도 잘하는 게 맞다, 신참 투수들을 두들기는 방법, 비련의 야구선수들, 명장으로 칭송되는 감독, 한국 야구계의 고질적 문제까지 주저없이 이야기 하고 있다.
바나나가 너무 먹고 싶어 바나나를 중얼거릴 때 발견한 야구 글러브. 바나나 뭉치 같아 보이던 그 글러브에 관심이 끌려 시작하게 된 야구인생. 그가 제일 좋아하는 선수이자 형. 최고의 전성기를 함께했던 아직도 병상에서 투병중인 임수혁 선수의 이야기에선 눈시울이 붉혀졌다. 저작권은 해당출판사에게 있습니다.
부산은 롯데의 경기력에 따라 울고 웃는 경우가 많다.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롯데의 승리 소식, 술집에서 켜 둔 경기를 보며 경기장에서처럼 “마! 마!”를 외치며 응원하는 열기. 롯데 야구는 종교라는 말도 기분 좋은 표현이지 싶다.
선수 개인의 건강관리보다 팀의 승리를 위해 개인을 희생하는 것이 자랑인 우리나라 문화. 그런 문화에 희생된 선수들의 이야기, 오래된 병폐로 인해 고통받아온 선수와 코치, 스텝들, 유명 선수에 비해 박봉에 시달리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선수들의 이야기는 화려한 야구 경기의 뒤에 숨겨진 이야기들이다.
속 시원하다. 야구보다 축구를 좋아하는 입장이지만, 축구나 야구 모두 발전을 위해서는 관중들에게 더 즐거움을 선사하고 관중에게 다가가는 마케팅이 필요하다. 또한 K리그 역시 구단과 선수, 감독의 마찰이 심하듯 야구계에서도 내부적 문제들이 많으리라. 앞으로 100년을 더 지속될 한국 야구의 발전을 위한 마해영 선수의 외침에 두 손 들고 반기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임수혁 선수가 빨리 건강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마해영의 야구본색 - 마해영 지음/미래를소유한사람들(MSD미디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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