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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지식인의 독서노트 - 바른 독서 습관이 이로움을 낳는다.

책과 함께하는 여행 <Book>/책 리뷰

by 아디오스(adios) 2008. 9. 7.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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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에 대한 사유와 기록] 조선 지식인의 독서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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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꾸벅꾸벅 반쯤 감긴 눈으로 책을 펼쳤다. 빨간 책을 꺼내자 누군가 힐끗 쳐다본다. 제목은 고리타분한 어르신들용 책인 듯 해 보이지만 디자인은 세련되어있다. 허리멍텅하게 책을 읽다 정신이 번쩍 든다. 마치 옆자리에 옛 선인들이 앉아계신 것처럼 쩌렁쩌렁하게 머리를 울린다. 책을 빌렸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책을 빌려가서는 읽지 않고 가져왔을 때 화를 내는 우리 선조들의 모습 게다가 책 읽는 자세와 태도에 대해 경건하게 이야기 한다.
 마치 지금 졸며 읽고 있는 나에게 따끔한 충고를 건네는듯한 느낌이다.

 책의 처음과 끝만 자세히 읽고 중간을 대충 훑어보게 되는 건성으로 책 읽는 이의 태도를 욕하고, 책을 아낄 줄 모르는 사람을 좋지 않게 보는 선인의 태도, 현재 나의 책 읽기 태도가 갑자기 부끄러워지기 시작한다. 왠지 모르게 책을 쥔 손에 힘이 들어가고 자세를 바로하게 된다. 맑은 눈으로 다시 책 내용에 집중하게 만든다.

 책을 읽으며 모르는 것이 있으면 다른 이에게 묻거나 다른 자료를 찾아야 한다고 했으며 항상 내용을 비판하고 분석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말라고 말한다. 유성룡은 “독서란 마음으로 해야 한다. 마치 밭을 경작하는 사람이 조금씩 조금씩 땅을 일구는 것처럼 말이다”(p.121)고 독서태도를 말했다.
“독서는 여행할 길의 지도와 안내를 담은 노정기이고, 실천은 말을 먹이고 수레바퀴에 기름칠을 하고 또 노정기를 살펴 여행을 실행하는 것이다.” 홍대용, 담헌서 중’
책을 많이 읽기보다 읽은 책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또한 “독서할 때는 조심하고 경계하여 거친 마음으로 책을 대충 쉽게 보아 넘겨서는 안 된다. 반드시 자세하게 읽어서 책에 담긴 깊은 뜻을 알아내야 한다”고 김숙자선생의 ‘해동잡록’은 말하고 있다.

독서에는 남녀노소 그리고 계층의 경계도 없다고 말한다. 천한 노비도, 글을 읽을 줄 모르는 평민도 조금씩 책을 읽으며 글을 알아가고 세상 이치를 알아갈 때 진정한 지식을 얻는다고 말한다. 이것은 배움에는 때가 없고 배움에는 귀함과 천함이 없음을 말해준다.

 의관을 정제하고 바른 자세로 앉아 내용을 이해할 때까지 책을 읽고 배운 것은 실천하고 책을 소중히 하라는 가르침, 인터넷 속에는 수십만 권의 책이 주문을 기다리고 서점에는 달콤한 미사어구로 포장된 책들이 유혹하는 요즘, 바른 독서방법과 옛 선인들이 책을 대하는 태도 그리고 책을 통해 지식을 얻는 것과 책을 소중히 하는 태도를 배울 수 있다.

이 책은 옛 선인처럼 의관정제하고 앉아 공자왈 맹자왈하며 종이에 침뭍일까봐 조심조심 넘기며 책을 읽으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의 선인들이 책을 통해 지식을 얻고 계층을 떠나 죽기 전까지 배움의 태도를 잃지 않았다는 그런 정신자세를 배우라고 말하는 것 같다.

 집에 꼽혀 있는 책의 많고 적음을 탓하는 것도 아니고, 얼마나 빨리 책을 읽느냐를 말하는 것도 아니고, 얼마나 많은 양의 책을 읽었는가를 평가하는 것도 아닌, 올바른 독서 습관을 키우자는 것이 이 책의 핵심이 아닐까 한다.

조선 지식인의 독서 노트 - 10점
고전연구회 사암, 한정주.엄윤숙 엮고 씀/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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