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에 들러 책을 둘러보다 무심코 고른 책. 수많은 잡지 속에 명품이 등장하지만 왠지 이 책에서 말하는 명품이란 느낌이 다를 것 같아 끌렸다. 후배 생일도 있고 해서 생일 선물로 주려고 샀는데 살짝 몇 페이지 읽다가 결국 다 읽어버렸다.
명품이란?
책을 읽기 전에 내가 가진 명품이 무엇이 있나 생각해봤다. ‘흠.. 명품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제품들이 보이지가 않는군’. 그렇다면 ‘꼭 명품을 비싸고 이름 있는 회사 제품이라 생각해야 할까?’ 명품이 유명한 제품, 값비싼 제품이 아닌 생활 속에서 정말 아끼고 소중한 것들이 바로 명품이 아닐까 싶어 명품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고 주변을 돌아봤다. 아버지 세대 때부터 모으기 시작한 우표 책, 오래된 동전들, 답답할 때면 활활 타올라 불을 밝혀주는 등까지 오랜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녀석들을 보니 왠지 이것도 명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명품은 세월의 흔적과 값을 따지기 전에 아무리 오랜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가치를 가지는 것’ 그것이 바로 명품이 아닐까 한다.
책에 담긴 명품들 - 정신적인 물질적인 명품
출처:알라딘도서
몰스킨이 뭐다냐? 오랜 세월동안 유명한 예술가부터 비즈니스맨까지 몰스킨을 사용하는 이유가 비싼 재료가 아니라 그 자체에 담긴 의미와 상징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두툼한 가죽재질과 오랜 연륜이 느껴지는 수첩을 통해 자신만의 꿈을 그리고 메모할 수 있기 때문에 정신적인 측면으로서의 명품으로 불리는 것이라고 한다.
남성잡지를 보면 옷 스타일보다 제일 먼저 찾는 것이 시계 사진이다. 매장을 가도 꼭 시계 코너를 들러 어떤 디자인이 있는지 꼭 훑어보는 게 습관이 되었다. 시계는 값을 떠나 옷에 맞는 디자인과 깔끔함이 있어야 제대로 된 코디가 되는 것이다. 너무나 마음에 드는 시계를 발견했을 때 ‘아! 이것이야 말로 정말 명품이구나.’ 생각하지만 가격에 좌절하고 만다. 명품은 때론 심히 고민해야 할 걱정거리를 던져주곤 한다. “산다는 건 되풀이되는 일상을 지루하지 않게 받아들이는 노력이다.”
“소중한 책에 자신의 장서표를 찍는 일은 지적포만감을 확인하는 우회적 표현, 자신이 읽은 책에 역사성을 부여하는 동시에 책이 미술적 가치를 가지는 것”
출처:남궁산홈페이지
가끔 책에 나만의 표식을 새겨두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이 책은 나만의 책이야.’ ‘선물할 때도 콕 찍어서 보내주면 더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내가 가진 책들만이 가진 표식 멋지지 않은가. 책속에 소개된 남궁산 선생님이 궁금해 인터넷을 뒤져 찾아보았다. 우리 전통예술을 현대와 접목시키기 위한 노력, 그 일환으로 책과 티셔츠, 기타 인쇄매체에 목판화로 우리네 아름다운 그림을 넣고 있다는 말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변화와 개혁은 익숙한 것들과의 결별에서 출발한다. 새로움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새로운 시선이 주는 변화를 잘 수용하면 성장이 된다.”
오래된 것과 새로운 것이 만났다. 오래된 버너와 새로운 MP3가 한자리에 만나 이야기 한다. 새로운 변화에 익숙해져야 한다 말한다. 명품도 세월에 따라 변하는 것이다. 새로운 시선이 주는 변화를 수용하라는 말이 무슨 의미일까? 새로운 생활 패턴에 맞춰 생산되는 신제품 속에서 명품을 찾아내란 말일까? 오래된 것에만 집착해서는 안된다는 의미일지도 모르겠다.
일본 신와의 철제 자가 소개되어 있어 옛 생각이 떠올랐다. 초등학교 시절 학교에 가져가자랑했던 신와 철제 자. 그때는 인기 만점이었다. 단단한 재질, 세밀한 눈금, 무언가를 자를 때 칼에 긁힘 하나 없는 최고였다. 어는 누구도 이런 자를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뭐 시골 작은 학교였으니 그럴수도 있었지만 다들 서로 써보려고 난리였다. 다만 그 자가 선생님의 손에 들어가는 순간 무서운 회초리로 변했다는 게 문제였지만.
“커피한잔으로 더 살갑게 다가왔던 사람과 시간은 소중한 재산이 되어 남았다.”
커피 메이커로 뽑아낸 커피로 맺어진 인연들, 그 커피 메이커는 나에게 사람과 소중한 추억을 제공했다는 의미다.
바로 이처럼 저자가 말하는 명품이란 '의미를 부여하고 자신에게 소중하게 다가오는 것들, 우리 주변의 평범하더라도 그 값어치가 물질적, 정신적으로 충분히 만족시켜주는 것들'이 바로 명품임을 이야기 해준다.
윤광준의 생활명품 - 윤광준 글 사진/을유문화사 |
장서표는...
자신이 소장하고 있는 귀한 책에 소유와 애정의 표시를 남기고자 하는 것이 모든 애서가의 욕심이었다. ‘장서표(藏書票)’는 이러한 욕구와 실용의 차원에서 생겨난 ‘책 소유의 표식’으로서 시작했지만 그 고유의 예술성 때문에 책의 역사 만큼이나 오랜기간 동안 애서가들의 관심을 끌어왔다. 장서표는 이러한 책의 소유를 표식하는 도장이 보다 더 예술적으로 가공되어 독립된 예술의 장르이다.
그것은 장서자의 일종의 표시이거나 책의 장식에 쓰이는데 책의 표지나 뒷면 또는 안겉장에 붙인다. 그래서 그것은 아름다움과 실용의 목적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문자와 그림이 조화롭게 결합된 것이 장서표의 중요한 예술적 특징인데 주로 ‘판화’로 제작되며 내용과 형식이 각기 특색을 갖추고 있다.
남궁산 홈페이지 발췌 http://www.namkungs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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