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프는 가나안 사람으로 거인이었다네.. 힘이 장사여서 무서운게 없는 그는 세상에서 가장 강하고 위대한 사람에게만 봉사하겠다고 결심했지. 그러나 아무리 떠돌아도 자신을 바칠 만한 위대한 인물을 찾지 못했다네.
결국 그는 실의에 빠져 어느 강가에 집을 짓고 강을 건너려는 여행자를 강건너로 옮겨주는 일을 하고 있었다네.. 배도 없이 맨몸으로 말이지..
어느날 밤이었어. 크리스토프가 깊은 잠에 빠져있는데 어디선가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오더라는군... 밖으로 나가보니 어둠 뿐이었어 그리고 또 들려오고... 세번째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 강가로 달려가보니 한 아이가 강을 건너야 한다고 하더군.
깊은 밤이긴 했지만 아이의 청이 간절해서 아이를 어깨에 태우고 강에 들어갔다네...
크리스토프가 강에 들어서자 마자 강물이 마구 불어나기 시작했네. 순식간에 장신의 크리스트프 키를 넘을 지경으로 강물이 범람하고 더군다나 어깨위의 아이가 점점 아이의 몸무게가 아닌 철근 무게처럼 자꾸만 무거워 지는게 아니겠는가..
강은 불어나지 어깨는 무거워지지.. 그토록 자신만만해 하던 크리스토프는 처음으로 강물에 자신이 빠져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었다네.
삿대로 겨우 균형을 유지하며 강 건너편에 이르렀지..
"너 때문에 내가 죽는줄 알았다. 너는 이리 작은데 너무 무거워서 마치 이 세상 전체를 내 어깨에 지고 있는것 같았다. 수많은 사람을 강건너로 옮겨줬지만 너보다 더 무거운 사람을 실어나른적이 없구나..."
"크리스토프 그대가 방금 짊어진 건 어린 아이가 아니라 바로 나. 그리스도다. 그대는 저 강물을 건널 때 이 세상 전체를 짊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 그럼 여기서 질문을....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 각자는 크리스토프일까? 아니면 그의 등에 업힌 아이일까?
"여러분은 각기 크리스토프들이네. 강 저편으로 아이를 실어나르는 자들이기도 하지. 거대하게 불어난 강물 속에 들어가 있는 운명을 지닌 자들이란 말이네. 강물이 불어났다고 해서 강 저편으로 아이를 실어나르는 것을 멈춰서는 안되네.
그리고 여러분들은 크리스토프인 동시에 그의 등에 업힌 아이이기도 하다네. 물살이 거세기 때문에 그냥 건너갈 수가 없어. 우리는 무엇엔가에 의지해서 이 강물을 건너야 한다네... "
"한 사람 한사람이 세상 전체이며 창조자들이기도 해. 때로는 크리스토프였다가 때로는 아이이기도 하며 서로가 서로를 강 이편에서 저편으로 실어나르는 존재들이네.... 그러니 스스로를 귀하고 소중히 여기게....."
(p60~63)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중에서'
내가 나를 사랑하고 아껴야 한다는 따스한 조언을 마음속에 새겨듣고..
이 책을 집어 들었는데.. 딱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더군요...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의 책의 모든것이 이 인용의 글에 담겨있다고 해도 될거 같더군요..
책의 말미에... 이 이야기에 대해 더 나와있어 조금 더 추가해 봅니다.
"우리는 지금 깊고 어두운 강을 건너는 중입니다.
엄청난 무게가 나를 짓누르고 강물이 목위로 차올라 가라앉아버리고 싶을 때마다 생각하길 바랍니다.우리가 짊어진 무게만큼 그만한 무게의 세계를 우리가 발로 딛고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인생은 매 순간 우리에게 힘든 결단과 희생을 요구합니다.
살아있는 것들이 끝없이 변하는 한 우리의 희망도 사그라들지 않을 것입니다.
살아있으라.
마지막 한 모금의 숨이 남아있는 그 순간까지 이 세게 속에서 사랑하고 투쟁하고 분노하고 슬퍼하며 살아 있으라..."
- p291. 윤교수의 마지막 편지.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
신경숙 지음/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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