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상황을 유머로 넘길 수 있는 방법"
아주 자연스럽고 부담되지 않는, 혹시라도 나는 저렇게 못하는데 하며 점점 더 작아져가는 자신을 발견했을 때, 막연히 내가 무엇을 할 줄 아는 걸까? 하며 답답해 할 때 이 책을 보라. 인생 멋지게 사는 게 어디 어려운 게 아니다. 그저 작은 곳에서 아주 쉽게 찾아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처음에는 ‘내가 읽고 있는 이 책 도대체 주제가 멀까?’ ‘작가는 어떤 생각으로 이런 책을 발행했을까?’ 자꾸만 의문이 들면서도 왠지 모르게 계속 읽게 된다. 왜냐? 건성으로 읽으면 ‘당최 이런걸 뭐 하러 책으로 써 내냐?’고 생각되지만 조금 더 자세히 읽어보자. 읽다보면 우리가 쉽게 당면할 수 있는 상황에서 이렇게 유머러스하게 그리고 명확한 상황설명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연스레 내가 쳐했던 상황들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그리고 그 상황을 보다 즐겁게 만들 수 있다는 것도 느낄 수 있다.
“남성의 속옷은 빨래 바구니에서 골라낸 후 뒤뜰로 가지고나가 파묻어버려야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집집마다 짝을 잃은 양말미아들이 자신들의 한쪽이 발견 될 때까지 머무는 양말 미아보호소가 있게 마련이다.” 등 우습지만 현실적인 모습을 너무나 잘 묘사해 내고 있다. 우리집의 짝짝이 양말들도 미아보호소에 신고해야 하나? 하며 웃음 짓게 된다.
이런 것도 책으로 펼쳐내는 걸까? 하고 의문을 가지겠지만 영화나 드라마에서 미국 남성들은 가정의 기둥이다 못해 일꾼이다.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잔디 깎는 법을 알아야하고, 나무위에 집을 지을 줄도 알아야하고, 지하실에는 보트를 만들거나 혹은 직접 자동차를 개조하는 작업실까지 마련되어 있다.
즉 아버지는 가장과 동시에 만능 맥가이버가 아닐까 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작고 가벼운 일상도 쉽게 넘어가지 못한다. 그런 면에서 가이브라우닝은 외국인 특유의 유머로 현실을 표현하며 쉽게 그리고 뻘쭘하지 않게 상황을 넘길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주는 것 같다.
여기서 역설적으로 본다면 한국 정서와는 무지 안맞다는게 문제다. 일본에서 지하철 앉아가는 방법이란 책이 발간되어 인기를 끓었다지만 우리에게는 그렇게 현실성 있게 다가오지 않은 것처럼 저자가 말하는 내용은 우리에겐 조금은 비현실적이고 장난친다고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 기분이 아주 나쁠 때 제일 먼저 표출되는 본능적 행동은 ... “우울할 때, 세상에 나 혼자만 왕따인 것 같고 나보다 더 고통스러운 사람은 다시없는 듯하다.” 그럴 때 저자는
“1. 몸을 움직여라. 무작정 걷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2. 빨래를 한가득 돌리거나 음식을 거하게 먹고 설거지를 말끔하게 한다. 3. 대청소를 하고 못 쓰는 물건 내다 버린다. 4. 술을 한잔하며 옛 사진을 보며 추억을 떠올려보라”고 제안한다.
전체적으로 책을 읽다보면 우리와 다른 문화적 차이와 생각의 차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난처한 상황 혹은 꼭 무엇인가 조언해 줄 듯 한 상황에서 저자는 아쉽게도 속 시원한 해결책이나 방법을 제안하지 않고 있다. 오직 유머와 그 상황에 아주 독특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책 속에서 나에게 해당되는 부분을 쏙쏙 찾아내는 재미를 느껴보길
아쉬운 부분
구입해서 소장하기엔 부족하다. 우리나라 현실과는 살짝 멀다. 심심풀이로 도서관에서 빌려보기엔 딱 좋은 책.
도서 링크 (알라딘)
당겨야 할 때 밀지 마라 -
가이 브라우닝 지음, 최정임 옮김/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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