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쿠다 히데오의 여행에세이 ‘오! 수다’를 읽고 실망한 이후 그 이전 작품인 공중그네를 지금에서야 읽게 되었다. 역시 최고의 괴짜 주인공 이라부 양반이 등장하는군..
이라부의 이야기를 보다보면 함께 웃고 치료를 받으러 온 환자들의 문제점들을 심각함이 아닌 정신적인 측면 - 그것도 약간은 맹한 -으로 치유한다는 생각이 든다. 소설 속 인물들은 자신들이 가진 문제들은 ‘나에게 어떤 이상증세가 나타난 걸까?’ 하며 무엇인가 이상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라부는 별 문제없어. 그냥 편하게 생각해 하며 문제를 문제로 인식하지 않게 하며 그 근원에 숨겨진 문제점을 유쾌함과 정신적 치유방법을 통해 치료해 낸다.
문제는 그 방법이란 게 꾀나 이라부 개인성향에 맞춰진 거라 너무나 괴팍하고 웃음을 자아낸다는 게 문제지만. 하지만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가는 요즘 이라부가 주는 치료방법은 통쾌하며 가슴속 응어리를 확 풀어주는 느낌이 든다.
또한 의사가 진료실에서 차트만보고 모든 것을 안다는 듯이 말하며 처방전만 써주고 잘 가라며 손짓하는 게 아닌 함께 몸으로 부딪치고 같이 고민을 한다는 데에 정이 간다. 주사 놓는 장면을 보며 묘하게 흥분하는 이상증세와 주사 놓을 때 반항하지 않게 하기위해 야한 옷을 입힌 간호사를 등장시키는 이라부 양반. 어떻게 보면 아무 때나 섹시한 여자만 보면 벌떡벌떡 흥분하는 ‘시티헌터’의 주인공 같다.
푼수 같고 변태 같긴 하지만 숨겨진 이면에 무엇인가 의미가 담겨있는. 하지만 너무나 덜렁대는 성격과 괴팍함이 커서 그 이면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 왠지 외모는 반대지만 느낌은 비슷하다고 할까?
가발을 벗겨버리고 싶어 하는 의사양반 이야기에선 숨넘어가는 줄 알았다. 어린 시절 수박 서리하듯 가발 서리하는 그 모습이란……. 가식과 체면을 벗어 던진 통쾌한 치유법이 아닌가?
이라부에 대해 사람들이 독특한 관점에서 평가하는 모습이 많이 있다. 오쿠다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가차 없이 평가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그냥 이라부가 주는 처방전을 받고 웃으며 마음속 응어리를 털어버리라고 말하고 싶다. 깊게 생각하지 말자. 이라부가 깊게 생각하면 주사 한 대 더 놔줄 거 같다. 그러니까 그냥 단순히 릴랙스하게~ 생각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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