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진 것 같아, 사이클 타는 것이 이젠 겁이 나”
세계 정상에서 또 다른 정상을 목표로 달리던 사람, 어려운 시절을 이겨내기 위해 오직 인생에 있어 자전거 밖에 몰랐던 젊은 청년, 한계에 도전해 불가능을 현실로 이루어 내던 스포츠맨 랜스 암스트롱, 그의 삶을 뒤흔든 암과의 싸움 그 과정 속에 담긴 투쟁과 자기와의 싸움이 담긴 책이 “이것은 자전거 이야기가 아닙니다”이다.
책을 다 읽고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눈물이 났다. 최고의 위치에서 스폰서들에게조차 버림받은 한 남성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낸 그의 모습에 나 스스로가 얼마나 못난 생각을 했었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힘들다고, 현실이 두려워 자꾸만 도망치려는 나와 달리 그는 1% 가능성이라도 도전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고 외치며 도전하고 또 도전하며 자신과의 싸움에서 암과의 싸움에서 모두 이겨낸 것이다.
최고의 위치에서 그것도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던 스포츠맨이 시한부선고와 다름없는 암 판정을 받았다면 어떤 기분일까? 삶의 전부라고 여겨졌던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판정이 나온다면 그 상실감을 어찌 말로 표현할까?
책은 랜스암스트롱의 어린 시절부터 자전거를 통해 그가 세계적 선수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담고 있다. 세계의 정상에 섰을 때 고환암이라는 거센 풍랑을 만나야했고, 그 과정 속에서 그는 암과 싸우며 더 이상 그의 재기를 점치지 않은 스폰서로부터 버림을 받아야했고, 항암 치료과정의 고통과 자신의 기분을 생생하게 전달해준다.
3%의 생존율. 그 3%의 생존율을 몸소 보여준 랜스암스트롱. 책을 읽다보면 그가 암을 자신이 정복해야 할 레이싱코스로 생각하며 숨이 막히고 지쳐 쓰러질 것 같아도 끝까지 이겨내려는 마음가짐을 볼 때면 그의 정신력과 생존의지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그는 이야기한다. 암은 사형선고가 아니라 제2의 인생을 위한 준비라고. 암 선고 이후 사람들은 두려움에, 형편의 어려움에, 암에 대한 무지에 제2,제3의 고통 속에 죽어간다는 것이다. 암에 대해 알아야하고, 암 환자를 진심으로 대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 그가 사람들과 힘을 모아 암 재단을 마련 사람들을 돕는 것도 그가 직접 겪어봤기 때문에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이 그들에게 삶의 희망을 주는지 알기 때문이리라.
“나는 내가 불량품이 되었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조금 체력이 약해졌다고 느낄 뿐이에요.”
새 생명으로 다시 태어난 후 자전거를 타며 그는 재활 의지를 다지면 외쳤다. 하지만, 죽음의 공포와 항암치료의 고통에 지쳐있던 몸은 그를 다시 좌절의 늪으로 끌어들이고 만다. 새롭게 사랑을 시작한 아내에게조차 자전거를 더 이상 타지 않겠다는 랜스암스트롱. 은퇴선언까지 계획했던 그가 다시 일어섰다.
“몸이 좋지 않고 고통스럽고 바닥에 나동그라질 때도 나는 한번도, 단 한번도, 절대로, 포기한다는 생각은 다시는 하지 않았다.” 그가 다시 마음을 잡고 투르 드 프랑스의 정상을 향해 도전한다. 그리고 다시는 약한 마음을 가지지 않고 암과 싸우던 그 때의 마음으로 돌아가 자신과의 싸움을 다시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최초 투르 드 프랑스의 6연속 승리자가 되었다.
언제나 자신을 위해 희생해온 어머니, 어머니는 랜스암스트롱에게 “모든 장애를 기회로, 모든 부정을 긍정으로 만들어라”며 격려와 희망을 심어주었다. 그의 아내와 주변 지인들의 무한한 사랑과 그에대한 믿음이 재기에 실패해 절망과 어둠에 빠진 그를 자신과의 싸움과 암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었던 원동력이 아닐까 한다.
그가 암과의 싸움에서 보여준 모습, 지금 현실의 어려움에 자꾸만 나태해져가는 나 자신을 질책하는 목소리같이 느껴진다. 작은 일에 힘겨워하고 정신적으로 피폐해가는 요즘 나에게 정신을 번쩍 들게 하는 조언을 해 준 책이 랜스 암스트롱의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이것은 자전거 이야기가 아닙니다 - 랜스 암스트롱.샐리 젠킨스 지음, 김지양 옮김/체온3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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