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령산에서 길을 잃다...
인생의 길을 잃어 산에 올라 모든걸 털어내고 오려했더니....
내 인생의 답답한 길만큼 산에서 결국 길을 잃고 헤매고 말았습니다...
"아됴스님 등산해요?" - 정환님 왈
"형... 황령산에서 길 잃었어요... 당췌 여기가 어디야!"
"거기서 길잃는 사람도 있어요?? ^^;" - 정환님
"ㅎㅎ 어쩌다보니 ㅡㅡ;"
터벅터벅 음악을 들으며 마음을 비우려 걷습니다....
어르신들 마주오면 꼬박꼬박 인사도 드리고... 멋진 풍경이 나오면 구닥다리 카메라를 들이밀고 사진도 찍어봅니다.
황령산 등산코스는 두가지로 나눠지더군요... 산책로와 등산로
등산로는 사실 길 찾기도 조금 힘겹고 조금 가파르기도 하지만 산책도는 정말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길입니다...
딱 1주일만에 머리속을 완전히 비워냈네요 ㅎㅎ 골머리 아프게 하는 문제들이 가득했는데...
답답함도 확풀리고... 머리속에 맴돌던 실타래를 완전히 풀어내버렸습니다...
폰 GPS어플 써봤는데 칼로리소모량까지 계산해 주네요
마지막 등산코스... 팍팍 걸어올라가다 지쳐 쓰러질뻔했습니다... ㅡㅡ; 오바페이스는 역시나 안되는군요 TT
중간에 정자에 앉아 좀 쉬면서...
박원순 선생의 강연있다길래 책을 꺼내 좀 읽어봤습니다....
시원한 바다가 내려다 보이고 바람도 솔솔 불어와 땀을 식혀줍니다...
내려갈 때는... 새로운 길로 가보자고.. 아주머니께 물어보니.. 이케저케해서 가면 갈수 있다길래 갔더니....ㅡㅡ;
건너편 봉우리 도착.... 여기가 아닌가벼 하고 아저씨 한분께 물어보니... 뒤로 돌아가서 다시 내려가라는데
잘 내려가니... 아주머니 아저씨들 고스톱치고 계시길래 어디로 가야되냐고 물으니... 절루 쭉 가라길래.. 갔더니.....
길이 없네 ㅡㅡ;
뭐 일단 내려가기만 하면 된다 싶어 산 비탈을 열심히 내려갔더니....
드뎌 길 발견.... 문제는 여기서부터!!
이정표 따라 갔는데... 자꾸 이상한 길 나와서 옆길로 갔더니....
무덤만 덩그러니 있구... 아래로 막 산비탈 따라 내려갔더니...
번영로인가 도시고속도로 나와서 다시 산타고 올라가고 ㅡㅡ;
결국... 어찌하다 도착하고보니... ^^; 전포동 고개가 나왔다는 원래 목적지는 경성대 방향인데....
남구도서관길로 온다고 온건데 ㅎㅎ 어찌나 헤메었던지.....
황령산의 길들은 이길로 가든 저길로 가든 막 나눠져있어서 내려올 때 아무 길이나 가면....
가끔 저처럼 이러는 분들이 있다네요 ^^;
남편: 안 힘든가?
아내: 뭐 이정도 가지고 그래요~
부부가 함께 산을 올라 두런두런 이야기 나누고 있는 아저씨 아주머니 보니... 그냥 몰래 사진 한장 찍어오고 싶어 지더군요...서로 힘들지 않냐며 챙기는 모습도 보기좋고...
암튼... 시원한 바람에 마음 확 비웠습니다. 편백나무 숲에 앉아 조용히 사색에 잠겨도 좋고 황령산 봉수대에서 광안대교와 부산의 경치를 감상하는 것도 최고네요.
ps. 차량으로 황령산 봉수대 바로 밑에까지 갈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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