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 카파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포토저널리즘의 신화 로버트카파
저작권은 해당출판사에게 있습니다.
로버트 카파, 카파이즘, 종군기자, 포토저널리즘의 한 획을 그은 인물 등 다양한 문구로 그를 표현하지만 이 한권의 책을 읽기 전까지 나는 그가 누구인지, 그리고 어떤 사진을 찍었는지조차 몰랐다. 도서관에서 무심코 선택한 책을 읽는 순간 그의 매력에 그리고 전쟁의 참혹함에 몸을 떨어야했다.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 카파는 전투비행단에서 카메라를 든다. 같이 비행을 나간 전우들이 죽고 불에 탄 채로 불시착한 비행기의 곁에서 있는 조종사를 렌즈에 담던 중 카파는 “이것이 당신이 원하는 사진인가?”라며 경멸하는 군인의 말에서 종군기자에 대한 회의를 느낀다. 연예인의 사생활에 대한 파파라치들의 열띤 취재와 분명 죽음의 모습을 찍는 것은 엄청난 차이가 난다.
그러나 카파는 이겨낸다. “장의사나 해야 할 일을 내가 하는 것 같아 역겨운 생각마저 든다. 그러나 병사들이 다치고 죽어가는 장면은 빠뜨린 체 그저 한가하게 비행장 주변에 앉아있는 모습만 찍은 사진은 사람들에게 진실과는 동떨어진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사람들에게 전쟁의 실상을 제대로 보여주려면 전사자와 부상자까지도 여과 없이 찍은 사진을 보여줘야 한다.”며 스스로 다짐을 한다.
“14일 동안 독일군에 맞서 용감하게 싸우다 숨진 어린 나폴리 아이들 모자를 벗고 카메라 렌즈를 오열하는 어머니에게 맞추고 영원히 잠든 아이들의 사진을 몇 장 찍었다.”는 그의 말에서 굳은 의지가 느껴진다. 살아서 연합군을 외치는 마을 주민보다 자신의 가족을 지키기 위해 총을 들어야 했던 저 아이들의 모습이 더 소중하다고 외치고 있었다.
로버트카파 그를 기리며... |
긴장된 작전상황, 피 터지는 전장에서도 그는 다른 군인들이 총에 총알을 장전할 때 자신의 무기인 카메라를 어떻게 쏠 것인지(담을 것인지)만을 고민하고 모든 상황을 자신의 유머로 표현했다.
“어둠 속에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다만 자기 앞의 동료가 내는 발자국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한발 한발 걸음을 내딛을 때 마다 군화는 점점 더 무거워지고, 공포감은 위장을 작은 공 크기로 오그라들게 했다. 얼굴에서 흘러내린 땀이 이른 새벽의 이슬과 뒤섞였다. 그때부터 편안한 집이 사무치게 그리워지기 마련이다.” 전쟁의 한복판, 그곳에 카파가 있었다. 군인들과 같이 잠자고 같이 카드놀이를 했고, 같이 낙하산을 메고 뛰어내렸고, 같이 울기도 했다.
수많은 사상자를 낸 노르망디 상륙작전, 영화 라이언일병구하기의 처참한광경이 카파의 사진에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그도 죽을지 모르는 상황. 당시 신문은 그의 사진을 ‘그때 카파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로 표현했다.
독일군에 동조한 여인들이 삭발당하는 장면, 언젠가 2차 세계대전을 다룬 영화에서 봤던 장면들이다. 유명한 작가 헤밍웨이가 작전사령관이 되어 전장을 누비는 모습.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피어나는 국경을 초월한 사랑까지....
자기희생과 위험을 무릅쓴 취재 정신을 일컬어 카파이즘이라 한다. 전장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며 전쟁의 참상을 사진으로 고발한 로버트 카파의 기자정신을 기린 말이다. 지금은 이라크전쟁에도 동원호 피랍사건 현장에도 종군기자들이 달려가 현지 소식을 전해오고 있다.
대중 매체의 한계가 있었던 시절. 로버트 카파의 사진과 기사는 유럽인들의 눈과 귀가 되었을 것이며 전쟁의 생생한 모습을 후대에 전해주는 역사적 자료가 되었을 것이다.
베트남 전쟁에서 지뢰를 밟고 사망한 로버트 카파의 죽음에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 지금도 로버트 카파와 같은 죽음의 현장에서 취재 중인 종군 기자들의 모습을 보며 2차 세계대전 당시 사랑하는 연인을 떠올리며 전쟁의 공포를 이겨내며 취재했을 로버트 카파의 모습을 그려본다.
그때 카파의 손은 떨리고 있었다 - 로버트 카파 지음, 우태정 옮김/필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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