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책을 펼쳤다가 몇 페이지 읽다가 덮었다. 어쩐지 이런 책들은 어색하기만하다. 다른 사람들의 서평을 읽어보아도 이해할 수 없다는 말들이 많았는데 남자인 내가 읽는다고 이 소설을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하지만, 야한 소설이 아닌 여자들의 심리와 몸에 대한 생각들이 표현되어 있어 읽어는 봐도 될 거 같단 생각에 다시 책을 집어 들었다.
생리가 시작된다는 게 어떤 느낌일지는 모르지만 왠지 끔찍할 거 같다. 두려움이 가득할 테고 나중엔 귀찮아서 짜증날 테고... 소설은 생리의 시작을 통해 삶을 새로운 시선으로 보는 딸 미도리코, 아스팔트위의 껌딱지란 말이 어울리는 마키 코의 가슴. 그런 가슴을 통해 확대 수술을 하려는 이야기.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여자의 가슴확대에 대한 진솔한 대화가 담겨있다.
특히 수술을 결정하고 한 젊은 여자들의 대화 속에서 가슴확대 수술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드러나 있었다. “남자를 위해 그런 거지?” “나 자신을 위한거야” 결국 가슴확대는 남자의 시선, 남자의 촉감을 위한 게 아니냐는 냉혹한 쪽과 스스로의 몸에 대한 자신감을 키우고 자신이 보기에 더 좋아 보이려는 자신을 위한다는 의견이 대립되는 부분이 나온다.
그리고 마키코는 목욕탕에서 타인의 가슴을 보며 분석을 한다. 마치 처녀들의 저녁식사에서 자신의 거기를 들여다보며 ‘괜찮은가?’ 하고 생각하는 모습과 비슷하지 않을까? 이제는 뭐 남자들도 확대수술에 해바라기 수술을 하는 사람도 늘고 있고, 여성들도 가슴에 대한 콤플렉스를 뽕으로만 감추는 시대도 지났지 싶다.
생리의 시작 즈음, 자신과 삶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뜬 딸, 미도리코가 쓴 일기에는 세상에 대한 비판과 삶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자신의 주변 사람들에 대한 서운함과 소중함이 담겨져 있었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한 여인이 관심을 가지고 남자에게 접근하지만 결국 남자는 자신도 모르는 본능의 발휘로 상황은 파국으로 변한다. 결국, 가슴 수술을 하건 아이를 낳기 위해 준비가 되건 ‘혼자서는 안 된다’는, ‘자신을 받아주는 남자가 있어야 하는 거’란 의미는 아닐까? 가슴이 크든 적든, 얼굴이 예쁘던 예쁘지 않던 그것은 여자의 관점일 뿐 남자의 관점은 아니라는 의미가 아닐까 하고 내 마음대로 결론지어본다.
젖과 알 - 가와카미 미에코 지음, 권남희 옮김/문학수첩북앳북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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